청청수의 테마여행/강원도 여행

무지개빛 유리의성(城), 정동진 하슬라아트월드(1)

석화이장 2010. 1. 29. 11:55

 회사를 다니는 내가 2박3일의 휴가를 따낸건 순전히 7번국도 때문이었다.

물론 가슴 시리도록 초록의 겨울 동해바다를 보고싶은 마음도 진했지만,

오래 전부터 별러왔던 7번국도를 따라 동해안을 둘러보고싶었던 내 작은 소망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어서

서울을 벗어나는 1월 26일 아침은 새벽부터 서둘러 신나게 집을 나섰다.

이게 얼마만의 해방인가~~

모든 것을 훌훌 다 버리고 떠난다는 것에 대한 홀가분한 마음이 내 기분을 새털만큼이나 가볍게했다.

사실 강원도 고성에서 시작되어 부산 송정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7번 국도는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정복 하고싶은 꿈의 여행지가 아닌가!!!

나는 7번 국도 중에서도 정동진의 하슬라아트월드를 제일 먼저 선봉대에 올렸다.

그러니까 정동진부터 차근차근 남쪽으로 내려가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아침 7시에 잠실에서 출발해서인지 정동진 IC를 빠져나와

하슬라아트월드에 도착했을 땐 아침 9시 50분의 이른시각이었다.

산위에 우뚝 서있는 하슬라아트월드는 아침 햇살을 받아 무지개색의 유리들이 아름다운 빛을 발하고있었다.

 

 하슬라는 고구려 때부터 불려지던 강릉의  옛지명이고,

아트월드는 예술가에 의해 만들어진 예술정원이라는 심오한 뜻이 숨겨져있다.

이곳은 야외미술관과 하슬라뮤지엄호텔로 되어있다.

부부 조각가인 박신영님과 최옥영님의 예술세계를 볼 수 있는 곳이기도하다.

 

 나는 ‘張레스토랑'으로 먼저 내려갔다.

이곳은‘Museum & Restreunt 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곳이다.

칠이 되어있지 않은 미완성의 벽면부터 책 한 권, 그림 한 점, 심지어는 다 마셔버린 양주병조차도 하나의 art 였다.

 

아주 자잘한 형형색색의 타일로 꾸며진 레스토랑 입구는

해송을 묻어버린 곰실곰실한 안개 사진과 노랗게 쏟아지는 불빛부터 예사롭지가 않았다. 

건물 구조의 단면을 최대한 살려 꾸며놓은 실내는 현대적인 감각이 살아있는 레스토랑이었다.

 

 원래는 서울에서 이곳까지 왔으니 레스토랑에서 우아하게 커피라도 마시면서 한 숨 돌릴 예정이었는데

둘러보다보니 생각보다 멋있는 곳이 많아서인지 한시라도 빨리 이곳을 다 보고싶은 마음이 들었다.

레스토랑에서는 사진만 살짝 찍고 바다가 보이는 바다전망대로 나왔다.

이곳부터 하슬라아트월드의 작품들을 볼 수 있는 동선이 시작된다.

 

바다전망대에 있는 바다카페이다.

지나가기만 하는데도 향긋한 커피향이 새어나올 것 같은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카페였다.

테라스에 놓여있는 나팔꽃 천막이 일품이었다.

 

 109,000㎡의 넓은 부지에 자리잡은 조각공원은 생각하며 편하게 조각을 감상하는 산책길 같았다.

짙푸른 바다와 하슬라뮤지엄호텔의 모습이 영화에 나오는 장면처럼 낭만적이었다.

 

 조각공원에서는, 의자에 앉아 사진을 찍기만해도 하나의 행위예술이 된다.

이 작품의 이름은 오감의자이다.

 

 돌갤러리이다,

호기심과 기대를 잔뜩하고 문을 열어보니 돌이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려있다.

그리고 그 돌을 누가 만질까봐 감시(?)하는 조각아저씨(?)!!

이렇게 기발한 생각을 해낸 조각가에게 박수를 보낸다.

 

 조각공원에는 소나무천지이다.

바다정원에서는 자연과 어우러진 조각들과 시원한 바다를 볼 수 있다.

 

 소똥미술관이다.

이름만들어도 웃음이 실실나오는 이곳은 막상 문을 열어보면 소똥의 변신에 놀라게된다.

소똥미술관의 작품은 모두 소똥을 재료로 만들었다.

대관령에서 청정 풀을 먹은 소의 똥을 모아 1~2년의 숙성과정을 거쳐 재료가 생산된다고한다.

모두 같은 소똥이 재료인데 작품마다 색이 다른 것은

여름풀을 먹은 소의 배설물과 겨울 건초를 먹은 배설물의 색갈이 다르게 때문이라나???

마주보이는 저 유리문에는 이렇게 쓰여있다.

‘문 열면 뱀나옵니다~~' ㅋㅋㅋ

 

 이 조각의 제목은 나른한 오후이다.

이곳의 조각들은 모두 풍만하고 풍성해서 마음이 편해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곳에 있는 작품들은 정확한 이름을 적어놓지 않았기 때문에 내 맘대로 해석하면 되었다.

나는 오히려 그게 더 좋았다.

누구나 보는 관점에 따라 달리 느끼는건 당연한거 아닌가!

 

 앗~벌레들의 기습공격이다!!!

하마터면 정말 놀라서 도망칠 뻔했다.

마치 살아서 스멀스멀 나에게로 기어오는듯이 실감나게 꾸며놓은 조각품이었다.

이곳은 곤충의 숲이다.

 

 아프리카 원주민들이 부는  뿔피리처럼 생긴 이 원통 안에는 계단이 놓여져있고

그 계단을 내려가면 긴 통로를 통해 다른 장소로 이동하게 된다.

나는 이곳을 비밀통로라 이름지었다. 나만의 비밀장소인 것이다...

 

 하늘정원에 이르면 샘나도록 멋진 조각작품을 만나게 되는데 바로 이 자전거이다.

색만 대비인게 아니라 위에는 남자 자전거 아래에는 여자 자전거이다.

대체 어떻게 설치를 했을까싶을 정도로 독특하면서도 우리의 맘을 끌어당기는 마력이 있는 작품이다.

문득 저 자전거를 타고 하늘로 맘껏 날아오르는 E.T가 되어보고 싶어진다.

 

 ㅊ

 조각공원 맨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면 하슬라뮤지엄호텔이 한 눈에 보인다.

저건 호텔이 아니라 무지개이다.

 

 조각공원에는 돌 하나도 소홀히 하지않는다.

돌 하나가 하나의 작품이고 자연 그 자체이다.

 

 바다가 주는 생명의 탄생과 풍요의 의미를 지닌 원시시대의 빌렌도르프 비너스상이 예술가에 의해 다시 탄생되었다.

똑같은 모습이지만 햇빛과 방향에 따라 보여지는 느낌이 달라서 모두가 다른 작품 같았다.

이렇게 새로운 감각을 지닌 조각작품들과 함께 정동진의 하슬라아트월드에서

나의 설레이는 2박3일 동해안 겨울여행의 서막은 시작이 되었다.

 

♣위치및문의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리 산 33-1 (033-644-9411~5)

이용시간

오전 9시~오후7시 (계절에 따라 수시로 변경되니 전화문의 바람)

♣이용요금

《하슬라아트월드》

 

 개인

 단체(30인 이상)

 성인

 5,000

 4,000

 청소년과 아동

 4,000

 3,000

 ♣주변관광지♣

통일공원 및 안보전시관/오죽헌/정동진바다/해신당공원/썬크루즈공원

♣찾아가는길♣

일단 강릉시까지 온 뒤, 강릉시-안인-통일공원-동명락가사-하슬라아트월드

♣지도♣

   

 

 글/사진 샤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