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청수의 테마여행/충청도 여행

하얀 속살을 가진 탱탱한 새우의 유혹! 남당항 대하축제를 다녀오다

석화이장 2009. 9. 28. 22:37

우리나라의 천수만은 새우의 보고(寶庫)라 할 정도로 우리나라 연안에서 살고있는 80여종의 새우 중에서 가장 크고 맛있다고한다.

대하는 양기를 왕성하게 하는 식품으로 혈액순환과 기력을 좋게하는데 9~10월이 제철이어서 맛이 절정을 이룬다. 그런 대하를 먹을 수 있는 제14회 남당항 대하축제장엘 갔다. 요즘 동네에서도 대하는 많이 팔고 있지만 역시 본고장에 가서 먹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나의 지론 때문에 9월 26일 축제가 열리고 있는 충남 홍성군 서부면 남당항으로 나들이를 나섰다.

남당(南塘)이라는 마을 이름은 조선 영조 때의 학자 한원진의 호에서 비롯되었는데 그가 낙향하여 이곳에 살게 되면서 그의 호'南塘'을 따라 마을 이름으로 부르게 되었다. 남당 한원진은 당시의 뛰어났던 유학자로 율곡 이이나 우암 송시열을 잇는 기호학파의 거두였다.

"본디 도라는 것은 인간이 타고난 본성을 따르는 것이고 그 도의 질서가 곧 인륜이므로 인륜을 실현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사람의 길이 있다. 사람의 길이 존중되지 않으면 인간은 금수가 되고 나라는 오랑캐가 되지 않을 수 없다"고 한 남당선생의 말씀은 인간성 상실의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의 후인들이 가슴깊게 되새겨야 할 가르침이다. 그런 깊은 뜻이 담긴 남당리로 새우를 먹으러 가는 것이다.

 

 

남당항까지 가는데 도중에 '이곳이 진짜 새우축제장' '여기가 새우 제일 맛있고 싼 곳' 등  원조임을 주장하는 광고 글귀가 많이 보여서 하마트면 거기로 들어갈 뻔 했다. 하지만 타고난 감각으로 남당항은 더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하고 계속 갔더니 남당항축제장 입구가 나왔다.

새우 축제는 9월5일부터 11월2일까지라니 운전해서 축제장에 가시는 분들은 입구를 잘 찾았으면 한다. 잘못하면 삼천포(?)로 빠진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5분 정도 걸어들어가면 몇 십개는 족히 될만한 새우음식점들이 바닷가에 즐비하다. 사실 축제라고는 하나 다른 행사가 진행되는건 눈에 띄지 않았다. 먹는 축제에 왔으니 잘 먹는게 최고 아니겠는가~~ 나도 음식점들 사이를 누비며 몇 바퀴돌다가 제법 그럴싸한 집을 찾아냈는데 상호 옆에 여러번 방송에 나갔다는걸 써넣은 음식점이었다. 다른 포장마차처럼 생긴 곳보다는 낫지 않을까싶어서 들어갔다. 메뉴나 가격표 같은건 어디에도 붙어있지 않았다. 서빙하는 사람이 쪼르르 달려와 뭘먹겠냐고 묻는다.

"소금구이 대하 얼마예요?" "1kg에 30,000원예요" 헐~~~예상보다 비싸다. 그래도 다른 집도 마찬가지려니 하고 그냥 시켰다. 동행한 3명이서 먹기엔 배가 안찰 것 같아서 칼국수도 2인분 시켰다.^^

 

물속에 있는 팔딱팔딱 뛰는 새우를 바구니에 가져와서, 뜨겁게 달궈진 소금을 깔은 후라이팬에 넣었는데 새우들의 반란이 대단하다. 급기야 어떤 녀석은 미처 후라이팬 뚜껑을 닫기 전에 밖으로 뛰쳐나와버린다. 다시 주워서 후라이팬에 얼른 넣었다. 새우들과 소금이 후라이팬 뚜껑까지 튀기고 난리다. 그러는 사이에 밑반찬이 나오는데 해초무침이 입맛에 딱이다.

 

 

회색에 가까웠던 새우 빛깔은 점점 분홍색을 찾아가고 새우 허리도 더 구부러지기 시작한다. 익는 과정을 후라이팬 뚜껑을 살짝살짝 열며 

찍어보는데 그 재미도 쏠쏠하다. 새우는 이제 다 포기했다는 듯이 등을 구부리고 얌전하다.~ 이제 다 익은 모양이다!!ㅋ

 

 

얼른 하나를 그릇에 담았다. 머리를 떼어내고 보니 속살이 하얗게 꽉차있었다. 맛잇겠지? 한 입 베어물고 난 깜짝 놀라고 말았다.

생각보다 훨~~~씬 맛있었다. 너무너무 맛있어서 소리라도 지르고 싶었다 "따봉!!!"

양식이라 사실 별로 맛을 기대 안했는데 역시 새우가 제철인가 보다. 새우가 단 맛이 나면서 살이 쫀득쫀득했다. 머리는 까서 더 바싹 굽고 몸은 껍질도 벗기지 않고 그냥 먹었다, 그래야 새우에 들어있는 칼슘과 타우린이라는 성분을 흡수할 수 있을 것 같아서...ㅋ 새우는 씹을수록 고소했다. 새우 머리도 더 바짝 구워서 다 먹으려고 한 쪽에 모두 모아두었는데 서빙하는 사람이 어느새 가져가버렸다. 에궁-_-;;;

원래 새우는 머리까지 먹어야 콜레스테롤 걱정이 없다는데...담에는 새우 머리는 감추었다가 구워먹어야겠다^^

 

 

 칼국수는 2인분에 만원이라고 했다. 칼국수가 나왔는데 거기에도 새우랑 조개가 들어있어서 국물이 정말 시원했다. 거기다 국수 면발이 쫄깃거리는게 이 집을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게했다. 칼국수 국물이 하도 맛있어서 밥도 하나 시켜서 또 말아먹었다.

윽! *_*  정말 배부르다~~~^^ㅋ

 

 

 점심을 대만족으로 먹고 밖으로 나오니 새우튀김을 파는 집이 여기저기 보였다. 길거리에서 그 자리에서 튀겨 파는 것이다.

새우가 제법 큰 것이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5천원에 7마리, 만원에 15마리 준다고했는데 나는 너무 배가 부른 관계로 값만 물어봤다...ㅋ

바닷가쪽으로 걸어갔는데 물이 빠져서 뻘에 배만 덩그라니 있었다. 별로 사진찍어도 맘에 안들 것 같아서 구경만 하다가 주차장으로 왔다. 오는 도중에 '남당항직판장'이란 글씨가 보여서 들어갔는데 어시장 같은거였다.

 

 거기서 살아서 거품을 내뿜고 있는 게랑 집나간 며느리도 냄새맡고 돌아온다는 전어를 보았다. 어시장이었지만 가격은 식당에서 사는 것과 같았다. 좀 더 싸면 좋을텐데...그러면서 왜 직판장이라고 써 놓았는지 모를 일이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창문밖으로 예당평야가 눈에 들어왔다. 이미 추수해서 바닥을 드러낸 논도 있었고 누렇게 익은 벼도 보였다.

끝없이 펼쳐진 평야에서 또 다른 풍성함과 가을을 만날 수 있었다.

 

♣홍성 남당항 대하축제♣

◈일시 : 2009년 9월 5일(토)~11월 1일(일)

◈장소 : 남당항 일대

◈주관 : 남당항 대하축제추진위원회

◈문의 : 추진위원장 신건식 (017-702-5248)

           부위원장   정충규 (010-9779-8234)

           사무국장   최병국 (011-433-8728)

♣찾아가는 길♣

승용차 : 서해안고속도로-홍성 IC 국도 29번-홍성 (남당항 대하축제장)

♣주변 먹거리♣

바닷가 쪽에 음식점이 즐비한데 가격이 모두 같다. 다니면서 보고 맘에 드는 곳에서 먹으면 된다.

새우소금구이/새우회/게찜/게찌게/해물칼국수 를 먹을 수 있다.

♣남당항 대하축제장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