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울산에 도착했을 땐 겨울비가 퍼부어서
울산 시내를 거쳐 대왕암 근처까지와서 잤다.
원래 계획으론 강양항 해돋이를 볼 생각이었으나 바로 주위에 대왕암이 있었고
다시 강양항으로 내려갔다가 대왕암을 보러 다시 올라오기엔 동선도 좋지않고
울산시내의 교통체증이 너무 심해서 대왕암 일출을 보기로했다.
별기대없이 대왕암 해돋이를 보려고 아침 일찍 호텔에서 짐을 챙겨 대왕암으로 향했다.
다행히 날씨가 맑아서 해돋이를 볼 수 있을거라 생각하니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대왕암이 있는 울기공원은 울산 시내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었는데
입구부터 소나무들이 양쪽으로 도열하고있어서 아침문안을 근사하게 받는것 같았다.
신선한 아침공기를 깊은 호흡으로 마시며 대왕암으로 걸어들어갔다.
대왕암은 우리나라 동남단에서 동해쪽으로 가잘 뽀족하게 나온 부분의 끝지점에 해당하는 곳이다.
대왕암이 바라보이는 곳에 도착하니 7시30분.
마침 해가 뜨려고 하늘이 벌겋게 물들고있었다.
대왕암이 보이는 산책로는 600m였는데 걷기도 편하고 주위에 동백꽃이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어서 아주 이뻤다.
대왕암입구이다. 오른쪽에 보이는 소나무는,
그 소나무앞에서 사랑의 맹세를 하면 백년해로한다는 부부소나무이다.
대왕암으로가려면 이 철제다리를 건너야한다.
붉그스레한 바위들과 푸르게 일렁이는 새벽바다. 내가 생각하던 것보다 훨씬 멋진 풍경이었다.
어젯밤에 비가 너무와서 대왕암을 포기하려고도 했었는데
직접와보니 그랬으면 두고두고 후회할 뻔했다.
대왕암은 그만큼 경치가 뛰어났다.
소나무숲 사이로 하얀색의 울기등대가 보인다.
동해의 길잡이를 하고있는 이 등대는 1906년노일전쟁때부터 불을 밝히기 시작한
우리나라에서 세번째로 세워진 울기항로표지소이다.
am. 7시 40분. 구름 사이로 해가 서서히 떠오르고있다.
구름만 아니었다면 드넓은 동해바다에서 오메가 장면을 잡을 수도 있었는데...좀 아쉽다.
그렇지만 하루의 해가 빨갛게 솟아오르는걸 본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이렇게 하루를 시작하면 내 몸의 모든 세포들이 종일 활발하게 움직여서
여행의 마무리를 잘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태양이 대왕암을 비추고, 점점 높이 떠올라 28만평의 울기공원까지 환하게 비추고있다.
머리를 서로 맞댄 것 같은 부부소나무에도 생기가 도는 듯이 얼굴이 발그레해진다.
하늘이 멋져서 함 찍어보았다.
대왕암에 대한 전설을 보면
신라의 문무대왕비가 죽어서 동해의 호국용이되어이 바위에 잠겼다하여 대왕바위 또는 댕바위라고한다
대왕암을 연결하는 대왕교는 1995년 현대중공업이 만들어 울산시에 기증했는데
요즘은 조명시설까지 갖추어져있어서 늦은 시각까지 산책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붉고 울퉁불퉁한 자연의 바위와 짙푸른 바다색의 조화가 황홀할만큼이나 아름답다.
해를 받은 대왕암은 금방이라도 용솟음쳐서 하늘로 올라갈 것 같은 기세로 살아있는 모습이었다.
해돋이 장면을 찍다가 이동네 사시는 노인분을 만났다.
80살이 넘으셨다는데 해가 떠오르는 하늘을 향해 "으악~~~" 목소리를 한껏 높여 소리 한 번 지르셨다.
매일 오신다고한다.
나이에 비해 다부지고 아주 건강해보이셨다. 매일 해의 정기를 받으셔서 그런가보다...
이제 해는 완전히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 찬찬한 빛은 바다위도 비춰서 바다마저도 반짝거리며 붉은색으로 물들었다.
대왕암의 북쪽으론 현대중공업이 있다.
울산은 인구 111만의 광역시인데 우리나라 최대의 중공업도시이다.
현대중공업을 비롯해서, 현대조선, 현대미포, 현대자동차까지 있는데
故정주영회장님의 호를 따서 이름지은 아산로라는길까지 있다.
울기공원은 100년 이상된 소나무 15,000그루가 있는데 조선시대에는 목장으로 쓰인 곳이라고한다.
이 다리를 건너서 다시 울기공원을 지나 주차장까지 가야한다.
울기공원에서 대왕암으로 들어올 때는 가운데 난 산책로로 들어왔지만
거꾸로 나갈때는 울기공원에서 바다쪽으로 접한 작은 오솔길을 택했다.
전망대에서 시원한 아침바다도 실컷보고,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파도에 부서지는 바위들도 바라보고...
그렇게 오랫만에 편안하고 여유로운 아침을 보냈다.
그러고는 다시 강양항으로 방향을 잡아 출발했다.
♣위치및문의♣
울산광역시 동구 일산동 산 907번지(052-229-2000)
♣입장료♣
입장료는 없고 울기공원을 지나서 대왕암에 이른다.
♣주변관광지♣
현대중공업/일산해수욕장
♣가시는길♣
경부고속도로-울산고속도로-공업탑에서 울산역방향-아산로-미포조선방향-대왕암공원
♣지도♣
글/사진 샤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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