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호미곶에 도착했을 땐 오후 4시 30분 정도였다.
노루꼬리같은 짧은 겨울해가 넘어가는 준비를 하는 시각인 것이다.
호미곶은 고산자 김정호가 대동여지도를 만들면서
일곱번이나 답사를 해서 우리나라의 가장 동쪽임을 확인 한 곳이다.
16세기 조선 명종 때 풍수지리학자인 남사고는 우리나라 지형상 호랑이의 꼬리에 해당하는 명당이라고 했고
최남선은 백두산호랑이가 앞발로 연해주를 할퀴는 형상으로 한반도를 묘사하면서 이곳을 조선십경의 하나로 꼽았다.
호미곶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이기도하다.
그런 호미곶을 찾았으니 도착하는 순간, 감개가 무량하였다는 표현이 옳을 것 같다.
호미곶의 상징물인 생성의 손인데 바다쪽에는 오른손이다.
새천년은 온인류가 화합하고 화해하는 의미로 세워진 이 손가락 끝에
갈매기 네 마리가 쪼로로 앉아있는 진풍경을 발견했다.
이런 장면은 사진에 담을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던 것 같다.
호미곶이 해돋이의 원조란다.
해맞이의 원조! 그렇게 부르는 것도 어색하진 않았다.
이 사진은 광장 끝에 서있는 새천년기념관 위에서 내려다보고 찍은 것이다.
광장이 꽤 넓었는데 아주 깔끔하게 정비가 되어있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시원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호미곶 앞바다는 눈이 시리도록 파랗고 물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도록 투명했다.
바다속에는 미역처럼 생긴 해초들이 자라고있어서 군데군데 꺼먼색으로 보였고 파도는 잔잔했다.
이것 역시 새천년기념관 위에서 찍은 사진인데, 내려다볼 때 가장 왼쪽이면서 앞쪽 사진이다.
부두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빨강과 회색 등대 2개가 있는 방파제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게 보였는데
평온해 보이는 바닷가마을이었다.
육지쪽에 있는 왼손인 생성의 앞에는 불씨함이 있는데 날이 저물어지자 파란 불이 들어온 것이 보였다.
해돋이 때는 꽉찼을 이 광장은 오늘 날씨가 흐리고 저녁때라 그런지 광장에 인적이 드믈었다.
물론 나는 그래서 바다와 광장을 맘껏 보고 사진에 담을 수 있었지만...
육지에 있는 생성의 손 앞에있는 불성화대와 불씨함 3개가 놓여있다.
광장 끝쪽으로 새천년기념관도 보인다.
3개의 불씨함은
1, 20세기의 마지막불씨를 부안군의 변산반도에서 가져왔고
2, 새천년 시작의 불시는 호미곶에서 가져왔다.
마지막 3번째 함에는 남태평양에서 지구의 불씨를 그리고 독도에서 즈믄해의 불씨를 합해서 영원히 밝히고있다.
새천년기념관 앞마당에서 바라본 광장이다.
광장 한 쪽에는 풍역발전기의 모습도 보였지만 모형이다.
경북 영덕에 있는 풍력발전기를 상징하는 것 같았다. 풍력발전기엔 이렇게 써있었다.
'앞서가는 과학 경북'
허긴...내가 이번에 영덕 풍력발전단지를 돌아보면서 그 규모와 관광 인프라에 엄청 놀랐다.
영덕 풍력발전단지는 내 여행후기에도 나온다. 그 정도되니까 저런 자부심을 가질만하다.
호미곶에서 멀지않은 곳에 구룡포가 있는데 우리나라 과메기의 산지이다.
과메기는 청어 또는 꽁치를 반건조시킨 음식이다. 특히 경상북도 지방에서 많이 먹으며
그 중에서도 과메기축제까지 열리는 포항의 과메기가 가장 유명하다.
그 과메기를 널리 알리고자 호미곶 바닷가에도 과메기 모형을 세워놓았다.
호랑이는 꼬리의 힘으로 달리며 꼬리로 무리를 지휘한다고하여
호랑이 꼬리는 국운상승과 국태민안의 상징이었다.
일제시대 때는 일본인들이 호미곶에 쇠말뚝을 박아 우리나라의 정기를 끊으려했고
한반도를 토끼에 비유해 호미곶을 토끼꼬리라는 표현을 하기도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2010년,
백호랑이 해를 맞아 그 호랑이 꼬리의 운세를 타고 승승장구하는 한 해가 되려한다.
우리나라도, 내가 다니는 회사도 그리고 나 자신도 모든 일이 다 잘 풀리길 기원해본다.
"호랑아 부탁해~~~"
광장에는 연오랑세오녀의 동상과 그에 얽힌 얘기가 써있었다.
신라 제8대 아달라왕 때 연오랑이 바다에서 해조를 따고있는데 바위 하나가 연오랑을 업고 일본으로 가버렸다.
세오녀가 바닷가에서 남편을 찾자 역시 바위가 세오녀를 업고 일본으로 가서
둘은 일본의 왕과 왕비가 되었다.
이 때부터 신라에는 해와달이 없어졌는데 점치는 사람이 연오랑과 세오녀 얘기를 임금께 아뢰었다.
왕이 사신을 일본에 보냈으나 연오랑은 신라로 돌아오지 않고 비단을 주며 하늘에 제사를 드리라고 해서
그렇게하니 해와달의 정기가 돌아와 다시 신라가 밝아졌다.
이 설화는 삼국유사에 기록되어있으며 당시 제사를 올렸던 장소가
지금도 포항시 남구 오천릅 용덕리에 남아있어서 경상북도 기념물 제 120호로 지정되었다.
여기에 보이는 하얀 등대는 실제 등대는 아니고 광장 옆에 있는 국립등대박물관 안에 있는 등대이다.
호미곶광장 끝쪽엔 2009년 12월28일 개관한 새천년기념관이 있다.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되어있는 독특한 모양의 이 건물은 2층을 제외하곤 무료이다.
1층은 '빛의 도시 포항속으로' 이라고해서 포항의 모든 것을 소개해 놓았고
2층은 '포항바다화석 박물관'인데 사립이라 입장료를 받는다.
성인 개인 4,000원이다.
바다속 생물들의 모습과 화석 등으로 꾸며놓았는데 아이들 교육적 효과는 있는 것 같았다.
3층은 영상세미나실과 시청각실이다.
4층에 올라가면 테라스로 나가게된다.
여기에 가면 광장과 바다를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다.
이곳에 가는 사람은 꼭 4층을 올라가보라고 권하고싶다. 경치? 두 말하면 잔소리된다!!!
새천년기념관까지 보고나오니 날이 저물어 더 이상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내일이 여행 마지막 날인 3일째 되는 날이라 좀 서둘러야할 것 같아서 울산으로 향했다.
나는 울산으로 가는 길을 해변도로를 따라 구룡포와 감포를 지나는걸 택했지만
호미곶에서 다시 포항으로 나가서 울산까지 고속도로를 타는 것도 괜찮았을 것 같다.
해변도로를 달린 덕에 어둠에 쌓인 바다까지 바다의 새로운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어서
운전하는데 힘은 들었지만 덕분에 또 하나의 추억을 담을 수 있었다.
울산 가까이 가자 비가 퍼붓기 시작해서 오늘밤은 울산 근처에서 자야겠다.
♣위치및문의♣
포항시청 호미곶 해맞이광장 관리사무소 (054-284-5026)
♣주변관광지♣
국립등대박물관/죽도시장/구룡포
♣가시는길♣
경부고속도로-북대구IC-도동IC 직진-서포항-연일분기점-포스코-호미곶
♣지도♣
글/사진 샤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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