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많은 사람들이 영덕 강구항에서 대게를 먹고왔다고 자랑했을 때
곁에서 군침만 질질흘리며 나는 언제나 먹으러 강구항에 가게될까...하고
벗어나지 못하는 일상을 탓하며 지내던 나날이었는데
기다리고 기다리던 날이 드뎌 내게 돌아왔다!!!
나도 그 유명한 강구항 대게를 이번 동해여행에서 먹게된 것이다.
영덕 창포말등대에서 출발한지 15분 정도 후에 나는 강구항에 도착했다.
그런데 평일 낮인데도 차가 엄청 많아서 입구부터 차가 밀렸다.
역시 원조대게를 먹으러 온 사람이 많은 탓인가보다.
지나가다보니 어떤 식당 앞에는 이렇게 써있었다. "대게 3만원에 15마리!!"
"와~~ 본고장이라 싸구나~~~~~~"
그러나 그렇게 써놓은 것이 낚시라는걸 알게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건 살이 별로 없어서 먹을 것이 없는 작은 대게였던 것이다.
강구항 건물에는 이렇게 크고 잘생긴 게를 붙여놓은 곳이 많이 눈에 뛴다.
게의 살이 오동통해서 빨리 먹고싶어지게 만드는 것 같았다.
다리 마디 생김새가 대나무와 흡사하다고해서 '대게'라고 불리는데
영덕군 강구면과 축산면 사이 앞바다가 영덕 대게의 원산지이다.
영덕에서 전해지고 있는 대게 유래에 대하여는 크게 두 가지 견해로 구분되어 있으며
그 하나는,고려태조(왕건) 23년(서기 940년)에 지금의 영해지역을 처음 순시때
임금님의 주안상에 특별한 음식으로 올린 것과 그 이후 예주부사가 대게잡이로 알려져 온 이곳 마을을
초두 순시한 것을 바탕으로 마을이름이 지어진 것으로 기인한다.
다른 하나는, 조선조 초기에 지방특산품을 중웅에 조공하여 임금님의 수랏상에 대게를 올려 맛보게 하였으나
당시 대게를 먹는 임금의 자태가 근엄하지 못하고 임금의 얼굴에 대게살이 묻어 있는 모습을
신하들이 보기에 너무도 흉칙하여 한동안 수랏상에 대게를 올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대게의 특별한 맛이 생각난 임금이 신하에게 다시 대게를 찾아오라고 명하여
임금의 명을 받은 신하가 게를 찾기 위해 궁궐 밖으로 나와 한참을 헤매던 끝에
지금의 동해 영덕군 축산면 죽도에서 한 어부가 잡은 게를 찾게 되었다.
그때 어부에게 그 이름이 무엇인지 물었으나 어부가 대답하지 못하여
크고 이상한 벌레라는 뜻으로 언기라고 이름지었다.
죽침 언기어 또는 대나무의 곧은 줄기와 같고 다리의 마디가 여섯 마디라는 뜻으로
죽육촌어라고 부르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결국은 죽해(竹蟹)라고 이름지었다 한다.
그 뜻은 대나무 섬을 지나오면서 잡아온 게의 다리가 대나무 마디와 같이 길쭉하다는 의미이다.
강구항을 가려면 다리를 하나 건너야하는데
그 다리 입구에 서면 비릿내 바다내음 가득한 강구항이 눈앞에 펼쳐져있다.
이 다리를 건너면 1.5km의 길 양쪽으로 대게를 파는 곳과 먹는 식당이 즐비하다.
대게야 기다려라~ 내가 간다!!!
대게를 좀 더 리얼하고 입체적으로 만들어놓은 곳도 잇었는데
이걸 보고있으면 내가 대게를 먹으려는게 아니고 대게가 나를 잡아먹으려는 것 같다. ㅋ
영덕이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997년 10월 ~ 1998년 4월까지 방영된 풋풋한 우리네 삶의 이야기가 들어있었던 연속극,
'그대 그리고 나'의 촬영지가 바로 영덕이어서
그 당시 경이로운 시청률을 보였던 드라마와 함께 강구항은 우리에게 가깝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 다리가 강구항으로 들어가는 다리인데 허헛~ 다리위에도 커다란 게 한 마리가 떡하니 버티고있다.
나는 게를 좀 싸게 먹으려고 강구항의 수산시장으로 갔다.
수산시장이 크지는 않았지만 온통 대게였다.
그 많은 가게들 중에서 대게 아닌 다른 수산물을 파는 가게는 딱 한 곳이었다.
자세히 돌면서보니 대게의 생김새와 이름과 가격이 모두 달랐다.
우리나라산과 러시아산이 대부분이었다.
수산시당을 둘러보면서 파악한 맛있는 게 고르는 법을 소개한다.
1. 게는 같은 크기라도 손으로 들어보아 무거울수록 좋다.
2. 얼핏보기에 크기가 비슷해도 노란 알과 살이 얼마나 튼실하게 찼는가에 따라 무게가 다르다.
암게는 배딱지가 둥그스름하니 넓고, 수게는 뾰족하니 가늘다.
3. 여름철에는 수게가 오히려 살이 많지만, 산란기에는 알배기 암게가 제맛이다.
배부분이 희며 등껍데기 폭이 8~10cm 되는 게 좋다.
4. 게는 다리가 모두 제대로 붙어있고 살아 움직여야 싱싱하다.
5. 게는 조금만 물이 들어가면 세균번식이 빨라 상하기 쉽다.
6. 무침처럼 날로 먹는 요리를 할 때는 꼭 산게를 쓰도록 한다. 해물탕이나 찌개거리로는 냉동게도 무관하다.
7. 살아있는 게를 손질할 때 먼저 집게발을 가위로 잘라내면 물릴 염려없이 다루기 쉽다.
큰그릇에 옅은 소금물을 담고 몸체와 다리 사이를 솔로 깨끗하게 씻는다.
배딱지는 가위로 게장을 담그는 것이 아니라면 다리 끝 마디는 꼭 잘라낸다.
먹을 것 없이 불필요하게 양념만 빨아들인다.
이건 홍게다.
파는 사람 말에 의하면 살이 그렇게 많지가 않단다.
그 작은 수산시장을 서너바퀴 돌아서야 대게 3마리를 샀다. 3만원이란다.
박달대게라는 진짜 먹음직스럽게 아주 큰 것은 1마리에 7만원이나 했다.
대게를 판 집에서 소개해준 식당으로 가서 쪄먹었다.
대게를 찌는값은 5마리까진 3천원이고 10마리까진 5천원이다.
그 식당은 자릿세가 2,000원씩이었는데 밥은 1인당 1,000원씩 받았다.
나는 대게 중에서 좀 큰 것으로 골랐는데 먹어보니 살이 꽤 찼고 맛이 담백했다.
뭐랄까...게맛살 같은 맛??? 무튼, 대게를 먹고싶은 소원을 풀은 셈이다.
강구항과 영덕삼사해상공원 일원에서는 매년 3월 중순에 대게축제가 열린다.
올해인 2010년에도 3월12일~14일까지 대게낚시체험이나 이벤트를 포함한 대대적인 축제가 열린다고한다.
여기서 게찌는 얘길하고 넘어가야겠다.(대게 먹을 때 가장 중요한 사항이다...)
대게는 크기와 종류에 따라 찌는 시간이 다르다.
박달게와 수게를 두고 봐서 박달게는 20분 정도 쪄야하며 수게는 10~15분 정도 찌면 된다.
이때 시간을 잴 때는 김이 난 이후의 시간으로 계산하면 된다.
아무리 좋은 대게가 있어도 잘못 찌면 헛일이다.
대게는 솥에 넣기 전 반드시 죽어 있어야 한다.
살아있는 대게를 그대로 찌면 몸을 비트는 바람에 다리가 떨어지고 몸통 속의 게장이 쏟아지게 된다.
삶기 전 반드시 미지근한 물에 담가뒀다 죽은 것을 확인 후 쪄야 한다.
대게는 물에 삶는 것이 아니고 김으로 쪄야하는 만큼 대게 식당들도 모두 떡집처럼 대게를 쪄서 판다.
집에서 할 경우 솥에 물을 적당히 붓고 다른 그릇이나 소반에다 대게를 얹어 쪄야 한다.
이 때 대게의 배를 반드시 위로 향하도록 해야 뜨거운 김이 들어가도 게장이 흘러나오지 않는다.
게가 비린내가 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완전히 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액체상태인 게살은 찌고 난 후도 액체로 있다가 식으면서 딱딱하게 굳어진다.
따라서 중간에 솥뚜껑을 열어버리면
몸통 속 게장이 다리살 쪽으로 흘러 들어가 다리살이 검게 변하게 되므로
게가 완전히 쪄질 때까지는 절대 열어보면 안된다.
게에 많이 들어있는 키틴은 주로 갑각류의 껍질에서 추출하여 얻는데,
천연고분자 물질로서 셀룰로오즈와 매우 유사한 구조를 갖는 지구상 유일의 동물성 식이섬유이다.
따라서 이 식이섬유의 특징과 함께 지방, 중금속 등을 흡착하는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그 이용가치 및 적용 가능성이 매우 기대되고 있다.
게 살뿐만 아니라 게의 껍데기까지도 우리 몸에 좋은 것이다.
대게를 배부르게 먹고 포항 보경사로 길을 나섰다.
여행에서 어찌 먹는 재미를 빼놓을 수 있겠는가!!
이번 동해여행은 그런 의미에서 만족스런 여행이 되고있었다.
♣위치및문의♣
경상북도 강구읍 강구면 강구리 (054-734-2121)
♣주변관광지♣
영덕삼사해상공원/영덕풍력발전단지/창포말등대
♣가시는길♣
서울-신갈-원주-안동-영덕
♣지도♣
글/사진 샤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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