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문학을좋아했던 내가 가산 이효석님을 만날 수 있는 '효석문화제'는
남다른 감흥이었다는게 맞을거 같다.
이미 오래 전에...
메밀꽃필무렵을 후다닥 읽어버리곤, 그 소설이 주는 여운 때문에 밤새 뒤척이던 기억이 새롭다.
그런 설레임을 되새김질하며
올해로 11번째를 맞는 효석문화제가 열리는 강원도 봉평을 찾았다.
wow~~~ 내 눈 앞에는 팝콘이라도 터진 것같은 하얀 메밀꽃이 눈이 부시도록 끝없이 피어있었다. 히궁~~
아이러니하게도 메밀꽃밭에서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여자라면 누구나 하고싶은 꽃과의 대결이었다 ㅋㅋ
귀여운 척 ! 환한 웃음의 나와, 백옥처럼 하얗게 반짝이는 메밀꽃 누가 더 이쁠까???
아마 이건 사진을 보는 다른 사람이 매길 점수인거 같다~~ㅎ
이번 축제의 캐릭터인 메밀꽃 요정이 의자에 그려져있는게 넘 앙증맞아보였다.^^
메밀꽃의 하얀색과 화려한 백일홍 그리고 분홍색 하늘거리는 코스모스가 어우러진 풍경은
너무나 아름다운 한 폭의 가을이었다.
거기다 하늘엔 환상적인 흰구름까정,,,
이런 것들을 보고있으려니 갑자기 행복함이 밀려왔다.
모든걸 잊고 맑은 영혼으로 돌아가는게 바로 이런건 아닐까?
그래. 잘왔다...잘왔어...나는 가슴이 벅차오름을 느꼈다.
메밀밭 주변엔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만드는 가을꽃이 가득 피어있었다.
나는 주섬주섬 카메라에 주워담았다.
서울에 가면 못볼지도 모르는 가을색이었다...
이효석문학관에 올라갔다.
물레방아 옆으로 난 산길로 나무계단을 따라 5분 정도 올라가면 있었다.
입장료는 2,000원이었는데 사람들이 꽤 붐볐다.
입구에서 먼저 이효석님의 문학과 일생에 관한 영화를 보았다.
36세에 결핵성 뇌막염으로 사망했다는게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_-;;;
모범생이었고, 커피를 즐겨마셨고, 서양음악에 심취했고...
평소에 미처 몰랐던 가산에 대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어서 좋았다.
메밀밭에서 장터로 가기 위해선
소나무 향기가 찐하게 풍겨나오는 푹신푹신한 쿳션 감각을 느끼는 섶다리를 건너야했다.
섶다리 아래에는 흥정계곡에서부터 흘러내려온 맑은 물이 흐르고 있었다.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여유있게 물장난이라도 한 번 해볼까~~~하다가...
걍 섶다리로 건넜다. 뱃속에서 꼬로록 소리가 났기 때문에^^ㅋㅋ
주행사장을 지나는데 흥겨운 노래 소리가 나서 가봤더니 '배따라기와 함께하는 7080콘서트'란다.
무대 앞에 놓여있는 의자는 이미 옵하들과 언니들로 가득 메뭐졌고
흥겨움을 못이겨서 그 옆에서 몸을 흔드는 사람도 있었다. 귀에 익은 신나는 노래들이 줄창 불리워졌고
주위는 온통 열창의 도가니였다. 허긴 이런 라이브를 어디 쉽게 접할 수 있나...
그것도 꽁짜루...ㅎ
주행사장에서 장터로 가는 길에 이효석님 동상이 있었다.
별루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있어서 하마트면 걍 지나칠뻔 했다. 휴우^^;;;
이효석님의 단아한 모습이 생전에 참 멋쟁이였을거라는 추측을 하게 만들었다.
고개 숙여 짧은 목례를 했다.
메밀꽃축제에 왔는데 메밀음식으로 점심을 먹는게 맞다.
그런데 나는 간식으로 메밀전병을 먹은 탓인지 밥이 땡겼다.
주위는 온통 메밀음식점 이었다. 분명 괜찮은 밥집도 있을거야....
나는 어슬렁거리며 정터 구경을 기웃기웃하다가 동네사람에게 밥집을 물어보았다.
가리켜준 곳을 다시 묻고 물어서 찾아간 집은 '옥봉식당'이라는 해장국집이었다.^^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눈이 동그렇게 떠질 정도로 맛있엇다.
금방 한 것 같은 하얀 쌀밥을 얼큰한 우거지해장국에 말아서 호호 불면서 먹었다.
종일 걸어다녀서 몰려왓던 피로가 한 순간에 확! 가시는 느낌이었다.
특히나 오도독거리는 짱아치가 일품이었다.
서울에 가면 다른 친구들한테 맛있는거 먹었다구 자랑을 해야겠다.ㅋㅋ
오늘...
메밀꽃의 미학을 배웠다.
하나가 피어있으면 초라할 정도로 소박한데 뭉쳐서 피어있으면 그 어떤 꽃보다 화려하다는걸...
오죽하면 이효석님이 메밀꽃필 무렵에서, 달빛에 보는 메밀꽃을 숨이 막힐 지경이라고 했을까?
나도 나 혼자만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못한다.
모든 것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살기위해 서울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담에 이곳에 오면 장터탐사를 더 해봐야겠다^^
♣행사 안내 및 문의♣
이효석문학선양회(033-335-2323)
♣찾아가는 길♣
승용차 : 서울 -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향) - 장평IC - 봉평(6번국도) - 효석문화제 행사장
시외버스 : 동서울터미널에서 장평행 시외버스(2시간30분 소요/수시운행) - 장평시외버스터미널
- 봉평행 시외버스 - 효석문화제 행사장
기차 : 서울 청량리역 - 원주역 - 원주시외버스터미널 - 장평행시외버스 - 봉평행시내버스 -
효석문화제 행사장
♣주변 관광지♣
허브나라/양떼목장/삼양대관령목장/오대산국립공원/평창무이예술관
♣추천 맛집♣
현대막국수(033-335-0314) / 물레방아메밀음식점(033-336-9004) / 옥봉식당(033-336-1367)
♣주변 숙박지♣
휘닉스파크가 전방 3km에 있으며 주변에 민박과 펜션이 다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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