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청수의 테마여행/경기도 여행

갈매기와 함께 가는 아름다운 드라이브길 석모도의 보문사여행

석화이장 2009. 10. 5. 16:27

신라 선덕여왕 때 지어진 천년고찰 보문사를 가기 위해선, 강화도 외포리 선착장에서 석모도로 들어가는 석포리 선착장까지 가는 배를 타야한다. 차까지 가지고 석모도로 들어갈 수 있어서 여러모로 편했다. 같이 간 동행들은 차타고 건너는 바다를 영 신기해하는 눈치다. 석모도로 들어가는 배가 자주 있긴 하지만 다행히 시간을 잘 맞춰서 기다림없이 바로 배를 타게 되었다. 배를 타기 전에 편의점에 가득 쌓여있는 새우깡이 보이길래 빨리 가서 새우깡 한 봉지 사가지고 오라고 했다. "새우깡요?" "좀 있으면 뭐에 쓸건지 알게될테니 우선 사기나해영~~ "

그렇게 배에 올랐다...

 

 

 

배가 출발하자 어김없이 바닷가에 줄줄이 앉아있던 갈매기들이 긴 날개를 펼치고 배를 향해 질주하기 시작한다.

우리가 새우깡을 바다에 몇 줌 뿌리자 그 냄새 때문인지 더욱 배 가까이 날아왔다. 동행들에게 손에 새우깡을 들고 서 있으면 갈매기가 와서 채간다고 얘기해주었더니 첨엔 쭈삣쭈삣하는게 보였다. 그러다 들고있던 새우깡을 갈매기가 진짜로 가져가자 갑자기 신이나서 서로 갈매기한테 주려고 야단들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어찌나 빠르게가는지 석모도까지 10분 정도 걸린다는데 정말 눈감빡할 사이에 배는 석모도에 도착하고 있었다. 차를 가지고 온 사람은 빨리 차에 타라는 배안의 방송을 듣고 우리는 배의 2층에서 후다닥 뛰어내려왔다.^^

 

 

배에서 내려 왼쪽으로 길을 잡고 15분 정도 걸려서 보문사입구에 도착했다. 

신라 선덕여왕 4년(635)에 회정대사가 금강산에서 수행하다가 이곳에 와서 창건한 절이 보문사이다. 보문사가 있는 낙가산이라는 이름은 관음보살이 산다는 보타낙가산에서 따온 것이라한다, 보문사의 보문(普門)이란 중생을 구제하려는 관은보살의 보살행이 크고 변함이 없다는 의미라고 한다. 그래서 양양 낙산사/ 금산 보리암과 함께 우리나라 해상 관음기도도량으로 유명한 곳이다. 이 일주문 위로 300미터쯤 올라가면 절이 나오는데 들어가는 양족으로  숲이 우거져있었다.  특히 향기로운 솔향이 후각을 자극해서 약간 가파른 길을 올라갔지만 기분만은 상쾌했다.

 

 

보문사에 들어서면 왼족으로 큰 느티나무와 석굴이 보인다. 보문사의 전설을 간작한 이 석굴은 어부가 바다에서 건졌다는 22개의 나한상을 모셔놓았는데 눈섭바위에 있는 마애불과 함께 보문사의 대표적인 성보문화재이다.  이 석굴의 내부는 30평 정도 되는데 천연동굴을 확장해서 만든 것이라 한다. 입구에는 무지개 모양을 한 아치형 홍예문을 달았는데 내부는 촬영금지라 밖에서 사진을 찍었다. 그 앞에 보이는 향나무는 600년이나 되는 거목인데 높이 32m로, 6.25 때 죽은 것처럼 보였다가 3년 뒤 다시 소생했다는 유명한 향나무이다.

 

 

극락보전이라고 써있는 대웅전은 정면 5칸 측면 3칸으로 비교적 규모가 큰 법당이었다. 스님의 목탁소리가 힘있게 울려퍼지는 경내는 평일이라 조용해서 오히려 사진을 찍거나 절을 둘러보기엔 완전 딱이었다. 절마당 한 켠에는 감나무에 소독을 하지않아 벌레 구멍이 나있는 노란 감이 주렁주렁 달려서 먹음직스럽게 익어가고 잇었다.

 

대웅전 앞쪽으로 윤장대와 법고가 있다. 보문사의 윤장대는 경북 예천군 용문사의 것을 본떠서 만들었다고하는데 팔각지붕과 창문마다 기교한 수법의 꽃살무늬가 목공예 미의 극치를 보여준다.  윤장대는 경전을 넣은 책장에 축을 달아 회전하도록 만든 불교공예품이다. 이것을 돌리기만하면 경전을 읽지 않아도 공덕을 쌓을 수 있다고한다. 소원을 성취하고 업장을 소멸해준다는 얘기에 나도 몇 바퀴 손잡이를 잡고 돌았다. 불교의 일각에서는 가장 사치스런 것이라 칭한다지만 신앙심을 돈독하게 하기위한 효과는 있을거란 생각을 해보았다.

 

또한 대웅전 앞에는 범종각이 있는데 1975년에 지어졌으며 안에는 그 당시 국내 최대의 범종이 있다. 이 범종은 평소 이 절을 다니시던 돌아가신 육영수여사님이 화주하여 모셔진 것이라고한다. 웅장한 그 소릴 한 번 들었음 좋았건만 바라만보다 보문사가 자랑하는 마애관음좌상을 보려고 발걸음을 옮겼다.

 

 

 마애불을 보기 위해선 419개의 계단을 올라가야한다. 다행히 계단이 가파르지는 않았지만 보통 걸음으로 10분 걸린다고하는데 쉬엄쉬엄 가면서 사진도 찍고 앉아서 쉬기도 하면서 올라갔다. 카메라에 무거운 삼각대까지 가지고 오르려니 힘들다고 생각이 들 때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저멀리 보이는 서해바다가 황금빛 들판과 어우러져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이렇게 전망 좋은 게단이 또 있을까? 정말 눈이 시원해지고 가슴이 탁트이는 것이 올라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몇 번이나 들게했다. 지금 생각났는데 섬임에도 불구하고 논이 많아서 '섬쌀'이라고해서 석모도쌀을 파는 것을 본 적이 있는 것 같다. 해풍에 익은 맛있어보이는 섬쌀을 다음에 한 번 사먹어봐야겠다.

 

 

 

 서해바다를 한 눈에 볼 수있는 계단을 다 올라가면, 불상이 있는 바위 윗쪽으로 특이하게 암석이 눈썹처럼 앞으로 삐죽나온 것이 보이는데 이게 바로 눈썹바위다. 그리고 그 눈썹바위는 80년 동안 관음보살의 눈과 비를 가려주어 오랜 풍파에도 마애불은 비교적 보존이 잘 되어있었다.

서유기에 나오는 삼장법사 같은 옷차림을 하고있는 이 마애관음보살은 편안한 자세였지만 1928년에 지어진 시대상을 반영해서인지 표정을 그리 밝은편이 아니었다. 높이 9.9m, 폭은 약 3.3m의 광장히 큰 석불인데 소원을 이루어주기로 소문이 나 있어서 바위아래 기도처에 시주를 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고 한다. 내가 도착한 날도 스님이 맑은 목소리로 불경을 읽고 있었고 그 주위에 신도들이 꽤 많이 기도를 하고 있어서 사진찍기가 미안할 정도여서 여러장을 찍진 못했다.

 

 

 

보문사를 빠져나와 오른쪽 길로 선착장을 향해 달리다가 눈에 들어오는 수줍은 듯한 가을 풍광들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차를 도로가에 잠시 세웠다. 석모도를 한 바퀴도는 길엔 양쪽으로 온통 하늘거리는 파스텔색의 코스모스였고, 누렇게 익은 들판 저멀리 무인도인지 작은섬이 바다에 떠있었다. 농가 마당엔 커다란 감나무에 감이 가득 달려있어서 맘을 풍성하게 해주었다. 이렇게 만끽하는 가을이, 이곳 석모도에 있었다.

 

♣지도♣

 

 

 

♣문의♣

인천광역시 강화군 삼산면 매음리 629번지 보문사종무소 (032-933-8271~2)

♣찾아가는 길♣

승용차 ; 서울-김포-강화진입-외포리 이정표를 따라 30분 정도 가면 외포리 삼보해운 선착장 도착-승용차와 함께 배에 승선-석모도-보문사

버스   : 신촌 시외버스터미널 및 인천 종합터미널에서 강화행 버스- 강화터미널-외포리 삼보해운 카페리 선착장-

        석모도행 카페리 승선 (30 분 간격/승객 폭주시 수시 운행) 10분 소요-배에서 내리면 보문사행 수시운행

♣주변 관광지♣

민머루해수욕장/석모도 갯벌/낙조/강화역사관/석모도 천일염전/전등사

♣추천 맛집♣

낙사산식당(032-932-63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