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물과 백사장, 주변을 둘러싼 가파른 산, 그리고 강 위에 뜬 섬과 같은 농촌마을이 어우러져 비경을 이루는 회룡포. 회룡포는 낙동강지류인 내성천이 휘감아돌아 만든 물도리이다. 내성천이 비룡산을 350˚ 되돌아서 흘러내려가는데 용이 비상처럼 물을 휘감아 돌아간다고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토록 가고싶었던 회룡포를 찾아가면서 걱정거리가 있었는데 얼마전에 방송으로 소개된 이곳이 혹시나 너무 많은 사람이 찾아가서 훼손되진 않을까하는 거였다. 방송매체를 통해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곳을 널리 알리는 것은 좋지만 그 후로 앓는 몸살을 많이 봐왔던 나인지라 조심스러웠던 것이다.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진 않았다.
전에 이곳은 의성포로 불리었는데 의성군에 있는 것으로 오인되는경우가 많아 예천군에서 면 년 전부터 회룡포로 부르고있다고 한다.
꿈틀거리는 용의 모습을, 산과 물이 서로 감싸안으며 어우러지는 산수미를 한 눈에 바라보려면 배룡산에 있는 회룡대로 올라가야한다. 지금 이 사진들은 제1전망대에서 바라보이는 회룡포의 모습인데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이 큰 산에 가로막혀 승천하는 용처럼 휘감아돌며 빠져나가는 지형으로 우리나라 최고의 물도리마을이라 할 수 있다. 제1전망대가 그리 높지는 않았지만 그 위에 서니 회룡포가 한 눈에 들어왔다. 정말 이토록 신기할 수가 있을까... 감탄 또 감탄을 하며 아래를 내려다본다. 오묘한 자연의 신비앞에서 가슴속이 환해지는 느낌이다. 갑자기 엔돌핀이 펑펑 쏟아져나왔다.
제1전망대에서 소나무가 우거진 산길을 걷다보면 제2전망대를 가리키는 표지판이 나온다. 두 전망대간의 거리는 약 25분 정도이다. 그곳에서 바라보는 회룡포는 어떨지 궁금해서 좀 먼거리지만 한 번 가보기로 했다. 제2전망대로 가는 길은 흙길과 나무계단이어서 걷기가 편했다. 거기다 소나무들이 양렬로 서있어서 소나무 향기가 진해서 깊은 심호흡을 하며 걸어갔다.
제2전망대는 안전을 위해 부분 공사를 하고 있었다. 나무계단을 따라 정자마루로 올라가니 역시 발아래 내성천이 흐르는 회룡포가 한 눈에 들어왔다. 그. 러. 나...
제2전망대가 좀 더 높은 곳에 있어서 제1전망대보다 조망이 훨씬 좋을거라는 예상은 완전 뒤집어졌다.
제2전망대에서는 오히려 왼쪽에 있는 산자락 때문에 회룡포가 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괜히 왔나? 싶기도했지만 저 멀리보이는 구름과 벌판과 산자락이 있는 이 곳 지형을 한 눈에 볼 수 있어서 그나마 위안을 삼았다.
거기다 우릴 내내 웃게 만들었던건 꼬꼬댁~~~~하고 아주 힘차게 울어대던 닭소리였다. 이미 해는 중천에 떴건만 닭이 어찌나 크고 우렁차게 울던지 저 멀리 떨어진 마을에서 우는건데 바로 앞에서 소리나는 것처럼 들렸다. 오랫만에 듣는 경쾌한 소리에 일행들과 나는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계속 웃었다.
회룡포마을엔 차가 못들어간다??? 표지판을 순수하게 믿으면 그렇다. 그런데 막상 들어가보니 어디로 들어왔는지 차가 다니긴 했다. 외지인들이 모르는 길이 저쪽 산길로 있나보다.
회룡포 마을로 들어가기 위해선 뿅뿅다리를 건너야한다. 이름도 참 특이한 이 뿅뿅다리는 드라마 '가을동화'의 배경이 되기도 했는데 구멍이 숭숭 뚫린 녹슨 강판을 잇대어 만든 다리이다. 다리 아래에는 물고기가 노는 모습까지 다 들여다보이는 깨끗한 물이 얕게 흐르고 있었다.
회룡포에는 오늘, 차로 10분 거리밖에 안되는 점촌의 산동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소풍을 왔는데 조심스럽게 다리를 건너는 모습이 꼭 병아리떼처럼 귀엽기만 하다. 전학년 학생수가 59명이고 6학년은 5명인 미니 초등학교란다. 해맑게 웃으면서 차가운 물 속에서 장난치는 시골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나 천진스러웠다.
화룡포마을은 5만6천평의 좁은 땅에 9가구 20여명의 주민이 살고있는데 모두 경주김씨 집안 사람들만 사는 집성촌이다. 누렇게 익은 벌판이 여느 농촌과 다를바없이 평화롭게 보였다.
이 뿅뿅다리를 건너야 회룡포마을로 들어가는데 얼마전까지만 해도 비가 많이 오면 아이들이 고무다라를 타고 내성천을 건너서 학교엘 갔다고 하는데 애들편에서 보면 비가오는게 기다려지진 않았을까???
오늘 하늘에 구름이 정말 이뻐서 사진을 찍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사진 속에서 구름 역할이 얼마나 큰지는 찍어본 사람만이 알거다. 파란 하늘에 하얗게 수채화 붓으로 쿡 찍어놓은듯한 저 구름도 만불짜리다. 회룡포마을을 나오다보니 주차장 옆에 가을꽃이 길가에 가득피어서 황금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하늘엔 구름 하나가 두둥실 떠있고 잔잔한 내성천은 말없이 흐르고 있다. 조금전가지도 까르르 웃으며 장난치던 아이들도 선생님을 따라 마을 안으로 들어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늘 이런 모습이었으면 좋겠다. 회룡포는...그런 회룡포에게 작별을 고하며 떠났다.
가을이라 그런지 그토록 보고싶었던 회룡포와의 헤어짐은 차라리 말이 서로 없는게 훨씬 나아보였다.
♣위치♣
경상북도 예천군 용궁면 대은리 (관광안내 : 054-650-6789)
♣찾아가는길♣
중부내륙고속도로-점촌함창 IC -32번지방도 대조교차로-영강대로고가도로-924번 지방도 -회룡포
♣주변관광지♣
정안사/삼강주막/산택연꽃공원/세금내는나무황목근/하늘재/김룡사
♣추천맛집♣
단골식당: 30년째 오징어불고기하는집. (054-653-6126)
박달식당 : 순대국밥집으로 유명 (054-652-0522)
♣지도♣
글/사진 샤랄라
'청청수의 테마여행 > 경상도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죽변항의 폭풍속으로 촬영장과 죽변등대로 떠나는 낭만여행 (0) | 2010.01.29 |
---|---|
조선시대 마지막 주막인 삼강주막의 그 쓸쓸함에 대해 (0) | 2009.10.19 |
아름다운 봄날 외도/부곡온천/해인사/함양상림 1박2일 여행기^^ (0) | 2009.05.11 |
진해군항제 의 아름다움을 듬뿍 담아왔습니다^^ (0) | 2009.04.06 |
벚꽃, 그 황홀한 아름다움^^3월 28일 쌍계사벚꽃을 다녀와서 (0) | 2009.03.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