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청수의 테마여행/강원도 여행

신선(神仙)을 만나러 삼화사와 무릉계곡을 가다

석화이장 2009. 11. 23. 20:51

 마음을 둘 곳이 없어서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싶을땐  역시나 山이 제일이다. 해마다 가을이 깊어지면 꼭 그 지병이 슬슬 모습을 나타나고 치유를 위해선 모든걸 버리고 떠나는 수밖에 없다. 이번여행도 그렇게 시작이 되었다.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아마 부제를 붙인다면 이쯤 될거다...동해안의 초록바다와 산을 함께볼 수 있는 곳, 강원도 동해시에 위치한 삼화사와 신선이 노닐었다는 무릉계곡을 찾아가는 길은 영동고속도로를 달려야했는데 길 양쪽으로 밤새 눈이 내려서 서울에서는 만나지 못한 하얀 풍경을 볼 수 있어서 가는 내내 기분이 상쾌했다. 동해고속도로를 벗어나 7번 국도를 달려가다보면 무릉계곡 입구 표지판이 크게 보인다. 오랫만에 와보는,,, 늦가을의 무릉계곡의 모습은 어떨지 벌써부터 가슴이 벅찼다.

 

 요즘 어떤 관광지를 가든지 볼 수 있는 글이다. 관광지 입구 관관상품을 파는 가게라면 어디서라도 이 글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수건에도 손수건에도...우리 모두 처음처럼 마음을 다지지 않으면 안될 것처럼 너무나 우리 가까이에 있는 글이라서 그런지 어쩐지 정겹다. 아니, 사실 틀린 말도 아니지 않는가~~~

한 번쯤 우리도 새겨볼만한 글귀가 아닌가싶어서 나도 카메라에 담아보았다.

 

 매표소를 지나서 오르다보면 5분도 채못되어서 이렇게 물이 맑은 무릉계곡을 먼저 보게된다. 손을 담가보니 물이 차지도 않다. 속이 다 들여다보이는 계곡물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려니 내마음의 더러움도 깨끗하게 씻기어나가는 기분이 느껴졌다...

 

 

무릉계곡은 1977년도에 우리나라의 국민관광지 1호로 지정이 되었다. 신선이 노닐었다고해서 무릉도원이라고도 불린다.

 

 이 정자의 이름은 금란정이다. 한말까지 유림들이 향교인 명륜당에 모여 유학강론에 전념하였으나 한일합방으로 폐강하기에 이르자 이에 분개하여 우의를 다지는 금란계를 결성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정자를 건립하고자했다. 그러나 일본인들에 의해 제지당하여 뜻을 이루지 못했다. 1945년 해방이 되어 금란계원과 후손들이 선인의 뜻을 이어받아 정자를 짓기로하고 1949년에 건립하였다. 1956년 9월에 현재의 위치로 이전하였다. 현재는 무릉반석 입구에 위치하고 있어서 여름에는 쉬거나 도시락을 먹어도 아주 좋을 것 같은 대청마루가 앉기에 편하게 되어있었다.

 

삼화사 가기 전에 오른쪽으로 천 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아주 넓직한 바위인 무릉반석의 모습이 보인다. 이곳에는 조선시대 명필가인 김시습과 양사언을 비롯해서 삼척을 찾은 많은 시인과 묵객들이 詩와 이름을 새겨놓은 것이 독특하다. 이것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정말 잘 나온다. 여기 가시는 분들이 꼭 놓치지말아야할 포토죤인 셈이다. 이곳은 또 드라마 '시티홀'과 '바람의 화원' 촬영지이기도 하다.

 

 무릉반석에 새겨져있는 시 중에서도 백미라 할 수 있는 옥호거사가 쓴 초서 12자이다. 옥호거사가 누구인가?

바로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조선시대의 명필가인 양사언의 글씨체인 것이다. 아래의 오른쪽부터 읽는 것인데

'중대천석 두타동천 무릉선원'이라 새겨져있다. 즉 사람과 자연이 하나로 조화를 이룬다는 뜻이다.

 

 드디어 여기부터 삼화사 경내임을 나타내는 일주문에 이르렀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매표소에서 5~6분 정도면 도착하는 곳이다. 일주문은 모든 중생이 자유롭게 드나들라는 의미에서 문을 달지 않는다고한다. '두타산 삼화사'라는 멋지게 쓰여진 편액의 글씨는 근세의 선승이신 탄허(1913~1983) 대선사의 친필이다.

 

일주문을 지나고 무릉반석이 내려다보이는 다리를 건너면 삼화사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아담한 연못이 있어서 여름엔 커다란 초록빛 연잎과 백련이 우릴 반기곤했는데 지금은 다 시들어서 쓸쓸했다. 삼화사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천왕문으로 들어가야야한다. 천왕문은 사천왕이 안치된 전각을 말한다. 수행자의 마음속에 번뇌와 좌절을 없애 한마음으로 정진할 것을 의미해서 세운 것이라 하는데 다른 절에서는 무서운 모습을 한 사천왕이 떡하니 버티어있는데 반해 삼화사는 탱화로 대신하고 있어서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웠다.

 

 

거뭇거뭇 이끼가 끼고 언뜻봐도 오래된 듯한 이 3층석탑은 삼화사가 창건된 신라시대의 탑이다. 보믈 1277호로 지정이 되어있다.

 

 

 

 

 

 

 

 

 

삼화사는 신라 27대 선덕여왕 11년에 자장율사가 처음 당나라를 다녀온 후 두타산에 이르러 흑련대(지금의 삼화사)를 창건하였다. 부처님을 모신 벋당을 대웅전이 아니고 적광전으로 표시를 해놓았는데 이는 삼화사가 노사나철불을 모시고 있어서이다. 적광전은 진리의 빛이 가득한 적정의 세계라는 의미를 담고잇는데 적광전의 현편과 주련 역시 일주문에 있는 글시와 마찬가지로 탄허스님이 쓰신 글씨다. 고려시대에는 나라의 일을 좌지우지했을 만큼 아주 융성한 절이었다. 지금도 불교대학과 템플스테이가 있어서 보이는 규모는 작지만 결코 작은 절은 아니다. 화려한 단청 끝에 매달린 풍경소리는 바람이 불때마다 울려서 우리의 가슴에 파고들었다. 절앞에 마주보이는 산에 웅장한 바위는 또하나의 절경을 보여주고 있다.

 

 두타산과 청옥산을 배경으로 하고있는 무릉계곡은 삼화사에서 위로 2km 오르면서 계속 펼쳐지는데 트레킹  코스로 힘들지 않고 오를 수 있다. 옆으로 계곡이 이어져서 시원한 물소리와 함께 할 수있는데 다람쥐들도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산길에 다니는 것을 쉽게 볼 수있다. 가다보면 바위가 학이 알을 낳는 모습을 닮았다고하는 학소대나 양쪽으로 힘차게 쏟아지는 쌍폭포, 그리고 3단으로 된 용추폭포까지 볼 수있어 제2의 금강산이라 불린다. 어느 계절에 와도 언제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무릉계곡이지만 가을이라서 분위기가 더 아늑하고 물도 초록으로 빛날만큼 맑아서 더 좋았던 것 같다. 무엇보다도 잃어버린 나를 찾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러나 神仙은 아쉽게도 만나지 못했다. 아마 그 분도 답답해서 다른 곳으로 여행을 떠난 모양이었다...

 

♣ 문의♣

삼화사    : 강원도 동해시 삼화동 176번지 (033-534-7661)

무릉계곡 : 강원도 동해시 삼화동 267번지 (033-534-7306)

♣ 주변관광지

천곡천연동굴/추암해수욕장/묵호항/묵호등대

♣ 추천맛집

명옥이네식당(033-534-9035) 산채정식, 산채비빔밥

계곡식당 (033-534-8954) 곰취쌈, 산채비빔밥, 더덕동동주,파전, 토종닭

천룡식당 (033-534-9908) 산채정식

♣ 지도

 

글/사진 샤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