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청수의 테마여행/강원도 여행

아리랑의 발생지 아우라지와 전옥매여사님의 옥산장

석화이장 2009. 10. 21. 20:38

아우라지를 가기 위해선 진부 IC로 나와 오대천을 따라 산골길을 한참이나 달려야했는데 단풍이 절정에 이른 듯

햇빛에 반짝이는 잎들이 동대문시장에서 파는 알록달록한 옷감처럼 반짝거렸다. 아우라지는 정선아리랑의 발생지이다. 우리나라에는 3대 아리랑이 있는데 영남의 밀양아리랑과 호남의 진도아리랑 그리고 강원도 정선아리랑이다. 그 중에서도 정선아리랑은 가사 수가 1,500여수로 가장 많고 보전이 잘 되어있어서 강원도 무형문화재

1호로 지정되어있다. 정선아리랑에는 부부편, 산수편, 애정편, 수심편 등 여러가지가 있지만 애정편의 발생지가 바로 아우라지인 것이다. 정선아리랑은 조선 건국 직후에 고려를 섬기던 신하들이 두 임금을 섬길 수 없다고해서 이곳 정선으로 내려와 시를 지었는데 지방 선비들이 거기에 감정을 넣고 가락을 담아서 부르기 시작한 것이 정선아리랑의 유래이다.

정선은 옛날에 산이 높고 깊어서 좋은 재목이 많았다고한다. 이 재목들로 뗏목을 엮어서 한양 마포나루까지

운반하는데 뱃사공들이 돈을 많이 받았다고해서 '떼돈을 벌다'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그런데 강물에서 실종되거나 사고로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 사람이 많아 부인이나 애인이 남자를 기다리다 아우라지에 몸을 던진 사람이 많다고한다. 그래서 부르기 시작한 것이 바로 정선아리랑 애정편이다. 여기에는 또 다른 이야기가 전해져오고 있다.

아우라지를 사이에 두고 여량과 가금 으로 나뉘어 살고있던 처녀 총각이 동박을 딴다고 매일 만나곤 했는데

어느날 홍수로 물이 불어서 며칠을 못만나자 부른 노래가 또한 정선아리랑 애정편이라고도 한다.

어쨋든 이번 6월에 관광지로 공사를 새로했다고해서 기대를 걸고 아우라지를 찾았다.

 

 

영동고속도로 진부 IC를 통과하자 왼쪽으로는 오대천이 오른쪽으로는 가리왕산이 계속 펼쳐져있다.

단풍이 곱게 들어 여행길을 지루하지 않게 해주었다.

 

 아우라지강은 송천과 골지천 두 개의 천이 만나 서로 어우러져 하나의 강으로 흐른다고 해서 아우라지라고 부르고 있다. 물이 많지는 않았지만 맑아서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고 물고기 노는 것이 다 보여서 그걸 보고있노라니 어린애가 된 것처럼 물고기를 손으로 잡고싶을 정도였다. 주차장에서 돌다리를 건너야 처녀상과 정자가있는 곳으로 갈 수 있다. 돌다리는 이번에 정비를하면서 새로 놓았는데 넓직해서 애들이 건너는데도 안전한게 좋았다.  

건너와서 바라보니 돌다리가 꽤 길다. 사랑하는 사람과 손을 잡고 걸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아우라지에서 애인과 낭군을 기다리다 지쳐서 자살을 한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해마다 이곳에서 익사사고가

많았다한다. 그래서 그 넋을 위로하는 제사를 지내고 처녀상을 세우니 이상하게도 물에 빠지는 사람이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도 처녀상은 애닯은 모습으로 아우라지를 바라보고 있다.

 

 정선아리랑 '애정편'의 첫소절이다. 이걸 볼떄는 별로 느끼지 못했지만 나중에 옥산장에서 전옥매여사님으로부터 이 노래가락을 들으면 첫사랑이 생각나서 눈물이 글썽해지기도 했다.

사람에게 그리움과 사랑이 뭐길래 이토록 마음을 저미는건지...

 

 

  새로 놓여진 다리인 오작교에서 바라본 아우라지강 모습이다. 산위로 구름이 척 걸쳐있는 것이 파스텔로 그린 풍경화만큼이나 부드럽다.

 

 양수인 송천의 모습이다. 이 송천은 레일바이크를 탄다면 계속 볼 수 있다.

 

 아우라지에서 차로 5분, 걸어서 10분이면 옥산장에 닿는다. 옥산장을 들어서자마자 눈에 띄는건 마당에 피어있는 야생화다. 이 다알리아도 서울에서는 좀처럼 보기힘든 종(種)이다. 장독대와 어우러져 더 멋스럽다.

이 꽃말고도 뜰 안에는 처음보는 꽃들로 꽃향기가 가득했다. 모두 야생화였다...

 

 숙박과 음식점을 겸하고 있는 옥산장은 유홍준 선생님의 '나의문화유산 답사기'에도 소개된 적이 있다.

물론 음식도 맛있지만 주인이신 전옥매여사님 얘기로 말이다. 이제 곧 그 여사님을 직접 뵌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쿵쿵거리고 흥분이 되었다.

 

 옥산장에서 점심을 먹었다. 너무나 깔금하고 정갈한 한정식이었다. 된장국이나 반찬 하나하나가 정성을 들여

해놓은게 눈에 보였다. 감자전과 누룽지 막걸리도 따로 시켜먹었다. 감자전은 꼬들꼬들해서 씹는 맛이 좋았고

누룽지막걸리는 먹어도 그다지 취하지 않는 것이 뒤끝이 깨끗했다.

한정식은 6,000원/감자부침 4,000원/얼음이 동동 뜬 시원한 누룽지막걸리는 한 동이에 5,000원이다.

 

 

 

 식사를 한 우리는 드디어 전옥매여사님이 돌에 관한 얘기를 해주실 '돌과 이야기'라는 수석전시장인 방으로 들어갔다. 방 안 가득 아우라지강가에서 주우셨다는 수석이 가득했다. 그런데 이게 정말 자연석일까 싶을 정도로

사람이 그려놓은 것처럼 돌에 그림이 선명하다. 전에 여사님은 고된 시집살이를 했다고한다. 그럴 때마다

아우라지 강가에 가서 마음을 달래고 눈물을 훔치면서 돌을 하나씩 줏었는데 이게 지금은 이렇게 방 한가득

메운 것이다.

어디 그뿐이랴. 구성지게 불러주시는 정선아리랑은 우리네 마음을 녹인다. 그건 하나의 정선아리랑 공연이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얘기와 노래를 하신다니 연세도 있으신데 건강이 염려가 되었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셔서 좀 더 많은 사람들에세 좋은 얘기와 희망을 전해 주셨으면 좋겠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엔 햇빛이 반짝거리며 내 맘도 빛나게 해주었다.

오늘 전옥매여사님한테 들은 얘기처럼 오늘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야겠다.

오랫만에 나를 찾은 것 같아 가슴속이 충만했다.

 

♣위치

옥산장 : 강원도 정선군 북면 여량리 149-30 (033-562-0739)

♣ 찾아가는길

승용차: 1. 서울-영동고속도로-새말휴게소(42번 국도)-안흥-평창-정선-여량(3시간20분)

           2. 서울-영동고속도로-하진부(59번 국도)-오대천 따라-나전-여량(3시간 10분)

           3. 서울-중앙고속도로-제천-영월삼거리(검문소 3거리)-미탄-정선-여량(3시간 20분)

버스   : 동서울 터미널에서 정선행 버스(약 1시간 간격)

기차   : 1. 청량리-원주-제천-증산(4시간 소요) 증산역에서 정선선으로 갈아탐-정선-아우라지역(1시간)

               서울에서 총길이 250km

           2. 부산-대구-청주-제천-정선-아우라지역(426km/7시간)

           3. 광주-이리-대전-청주-제천-정선-아우라지역(454km/8시간)

♣주변관광지

화암동굴/민둥산/아우라지/정선5일장/정암사/오장폭포/아라리촌/레일바이크/민둥산 

♣지도

 

                                                                                    글/사진 샤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