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청수의 테마여행/전라도 여행

내장산 단풍의 황홀한 날개짓

석화이장 2009. 10. 29. 22:01

지난 주에 강원도를 갔더니 온통 불이 난듯이 빨간 단풍이 타오르기에 이번에는 좀 더 남쪽으로 단풍여행을 나섰다. 가을이 되면 누구나 한 번쯤 가보고싶어하는 곳, 산 안에 숨겨진 것이 무궁무진하다 하여 이름이 붙은 산, 바로 내장산이다.

높이 763m의 내장산은 1971년 국립공원으로 지정이 되었다. 예로부터 조선 8경의 하나로 꼽히며 동국여지승람에는 호남 5대 명산이라고 쓰여있다. 5대 명산이라 함은 지리산, 월출산, 장흥의 천관산, 부안의 능가산 그리고 내장산이다. 내장산에는 우리나라에 있는 15종의 단풍나무 중에서 11종이나 자라고있다. 그러니 단풍놀이하면 역시 내장산이라는 말이 나올 법하다. 서울울 출발해서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전라도로 내려오면서 일부러 단풍 보러 왔는데 단풍이 아직 이르면 어쩌나 걱정이 좀 되었다. 그런데 주차장에서 내려보니 벌써 눈 앞에는 붉디붉은 단풍나무가 활활 타고 있었다. 나는 쾌재를 부르며 매포소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꽤 많이 오르고 있었다.

 

 매표소까지 가는 길에도 이미 단풍은 온통 물들어 있었다.

 

 나는 사진 찍을 욕심에 내장사까지 걸어기도 있는데 단풍열차가 소리도 없이 스르륵 지나간다. 오픈된 열차 안에는 승객이 가득한데 모두들 밝은 표정으로 지나가는 사람에게 손을 흔들기도하고, 사진을 찍기도하고 밖을

내다보며 화사한 표정으로 단풍을 즐기고 하는 모습을 보니 아름다운 자연 앞에서 누구나 어린애가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풍열차는 매표소를 지나 바로 오른쪽에서 탈 수 있는데 셔틀버스와 함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내장사 입구까지 타고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5분 정도라고 한다. 걸어가는데 40분 정도 걸리는 것을 생각하면 타고싶은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지만 그보다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단풍의 유혹에 더 넘어가는 것 같다. 특히 매표소에서 내장사까지 이어지는 108 단풍터널은 최고이기 때문이다.

 

 내장산 초입에는 계곡에 내려가는 물도 별로없는데 갈대가 가득 피어있다. 단풍과 갈대. 너무나 잘 어울리는

가을 풍경이다.

 

 

 

 

 

 

 

 내장사로 올라가는 길엔 단풍이 절정이다. 단풍에게 질세라 형형색색으로 옷을 차려입은 등산객들이 좀 이른 아침 시간인데도 부지런히 내 앞에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내장산을 정복하려면 저 정도 부지런은 떨어야 하는 모양이다.

 

 노오란 은행잎은 이미 떨어지기 시작해서 바닥이 온통 노랗다. 내장사로 올라가는 큰 길 바로 옆에 있는 길은

가을이 아주 깊게 내려앉아있었다.

 

 

 

 정자에 날개가 돋혀 승천하였다는 설이 전해져 내려오는 우화정에 도착했다. 올해는 이우화정 지붕을 너무

파란색으로 칠해놓아서 뭔가 부조화다. 단풍과의 어루러짐이 있어야하는데 지붕만 색이 너무 튄다. 그나마 물이 맑아서 반영도 괜찮고 단풍도 맘에 드니 참으로 다행이지 않을 수 없다.

 

 

 우화정을 지나니  왼쪽으로 케이블카 타는 곳이 보이는데 줄이 아주 길었다. 케이블카를 왕복으로 타는데는 6,000원이고 편도는 4000원이었다.나도 전망대를 올라가서 내장산을 내려다보며 전체 풍경을 찍어볼까 하다가 아직 계곡에는 단풍이 덜 든 것 같아서 산 아래 자락을 더 찍어보기로 했다.

 

 

 

 

 

 내장사까지 가는 길에는 감나무가 단풍나무 사이사이로 눈에 많이 띄었다. 감나무잎은 이미 다 진 떨어진

상태였는데 자그마한 주황색 감만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잔뜩 매달려있었다.

내장산의 단풍잎은 다른 곳의 단풍잎과는 달리 7개가 붙어있어 모양이 이쁘다.

또한 두께가 앏고 크기가 작아서 단풍이 아주 잘 들며 빛깔이 곱다. 그래서인지 남쪽의 다른 산과는 달리 내장산엔 단풍이 생각보다 빨리 들었다. 눈앞에 끝없이 펼쳐진 단풍을 한없이 넋을 놓고 바라만 보고 있다가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가다보니 내장사까지 가기엔 시간이 촉박할 것 같아서 아쉽게도 발길을 돌렸다. 내장산을 나오면서 다시 단풍을 보니 붉은 날개를 가진 커다란 새 한마리가 붉은 깃털을 떨어뜨리며 힘찬 날개짓으로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처럼 어느 곳에선 붉은 단풍잎이 팽그르 돌며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그렇게 가을은 우릴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우린 가을과 하고싶은 말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데...

 

♣찾아가는길♣

승용차: 서울-경부고속도로-천안논산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정읍IC

♣주변관광지♣

가사문학관/금곡영화촌/전주한옥마을/백양사

♣추천맛집♣

한국관: 063-538-7790

원조전주식당본점 : 063-538-8078

정읍황토식당 : 063-538-7923

♣지도♣

 

글/사진 샤랄라